Dr.부동산
경제학 박사 논문 작성 과정: 실제 후기 요약 본문
논문 작성의 전체 타임라인
경제학 박사과정의 궁극적 목표는 좋은 논문을 작성하는 것으로, 통상 처음 2년은 코스워크, 나머지 3~4년은 논문 집필에 할애됩니다. 최근에는 5년 안에 졸업하는 경우가 드물고, 평균 6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보통 3편의 독립 논문을 준비하여 가장 완성도 높은 것을 졸업 논문(잡마켓 페이퍼)으로 삼습니다.
가장 힘든 순간: 주제 선정과 "What's new?"
논문 작성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단계로 꼽히는 것은 연구 주제 선정입니다. 한 미국 경제학 박사 과정 수료자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아이디어와 논문 윤곽을 들고 교수를 찾아갔을 때 제일 많이 듣는 말이 'What's new?'라는 말입니다. 장황하게 설명하고 나면 교수는 'I don't think so. There is nothing new.' 면박을 당하고 몇 주일을 고생해서 들고간 아이디어와 논문의 윤곽이 휴지가 되는 순간입니다. 그럼 또 다시 시작."
시험은 주어진 문제를 수동적으로 푸는 것이지만, 논문은 의미 있는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서 풀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더 어렵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지도교수와의 관계: 가장 결정적인 변수
거의 모든 후기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것이 지도교수와의 관계입니다.
- 교수도 정답을 모른다: 연구는 모르는 것을 알아내는 과정이므로, 지도교수조차 학생 연구의 세부 사항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 매 미팅마다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 학생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 "교수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논문이 진전되지 않습니다. 박사 2~3년차부터는 학생이 연구 방향을 주도해야 하며, 실패 시 대안을 스스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잘 안 되네요, 어떻게 할까요?"라고만 물으면 졸업이 멀어집니다.
- 지도교수 복: 프린스턴대 유혜영 교수는 자신의 박사 과정을 돌아보며 "정말 운이 좋았다"고 표현하면서, 그 가장 큰 이유로 지도교수 복을 꼽았습니다. 논문이 막힐 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멘탈을 잡아주는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슬럼프와 심리적 압박
"열심병"의 함정
한 박사 졸업자는 "대학원생 모두가 열심히 한다. 그러나 열심히 하는 사람 모두가 잘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합니다.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없이 마냥 '열심히'만 하는 것을 "열심병"이라 부르며, 이것이 오히려 슬럼프를 유발한다고 지적합니다.
정서적 고통
- 다른 동기들이 교수를 잡고 논문을 쓴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 "정말 피를 말립니다"
- 지도교수 선정이 안 될 때: "정말 돌아버리죠"
- 전체 과정에 대한 회고: "악몽 같음", "미쳐버리는 것 같음"
- 반면 지도교수 사인을 받았을 때: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분"
한국 vs 미국의 차이점
| 졸업 시 출판 논문 | 없어도 박사논문만 좋으면 OK | 이미 발간된 연구 결과물이 의무조건인 경우 많음 |
| 논문 질 vs 양 | 낮은 저널 출판을 오히려 안 좋게 봄 | 질도 중요하지만 갯수도 중요하게 평가 |
| 채용 기준 | 박사논문 quality 중심 | SSCI급이면 좋지만, KCI 등재지라도 출판 실적 필요 |
국내 학교 취업을 고려한다면
"논문 하나는 빨리 출판해 놓고, 나머지 논문도 갯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맞춰 나가야 한다 " 는 것이 현실적 조언입니다.
생산성의 냉혹한 현실
미국·캐나다 154개 박사과정 졸업생 14,299명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졸업 후 6년간(테뉴어 심사 기간) 대부분 학교의 하위 30% 졸업생은 peer-reviewed journal에 논문을 전혀 내지 못했습니다. 상위 10%만 해도 논문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학계 생존 자체가 극소수의 영역이라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후기에서 반복되는 핵심 조언
- 주제가 절반이다: 논문 주제를 잡으면 논문 작성의 절반은 끝난 것. 지도교수의 과거 논문과 지도 제자 논문을 분석하여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 끈기 > 천재성: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끈기, 끝없는 호기심, 꼼꼼함. 풀리지 않는 문제도 시간을 투자하면 결국 해결됩니다.
- 글쓰기 능력은 별도 역량: 연구 내용이 훌륭해도 발표와 글로 전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고생하는 학생이 상당히 많습니다.
- 실무 경험의 가치: 한 경제학 박사는 정책 실무 경험 후 "추상적으로 데이터로만 보던 것이 피부로 와닿는 느낌"이라며, 실무 경험이 논문 작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합니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 사이트)
- 박사 시작 전 신중히: "반드시 여러 번 생각해 보고 결정하라. 험난하고, 운도 필요하며, 기대수익이 높지 않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솔직한 조언입니다.